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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9일

[인터뷰③] “새로운 도전 이뤄내는 엔지니어에 좋은 발판 마련”

시리즈벤처스 ‘소셜임팩트웨이브’
선정 기업 ㈜로보스 박재현 대표
오랜 로봇 전문가로 도전 갈망해와
기업 내에서 새 도전 실현하지 못해
자신만의 팀 꾸려 창업까지 이어져
로봇 통한 도축 자동화 솔루션 사업
엔지니어 혁신 이끌어낼 회사로 운영
“정밀한 해체공정 자동화는 첫 도전”
“3D 업종·인력난 겪는 도축업 도움”
“연 1800만마리 돼지 도축, 수량 부족”
“로봇, 물량 늘고 위생·품질 개선 가능”

(왼쪽부터)김우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진흥팀장, 박준상 시리즈벤처스 공동대표, 박재현 로보스 대표가 책상앞에 앉아서 토론을 하고 있다

㈜로보스 박재현 대표. 김지혜 기자

기업의 변화는 더디다. 특히 전통적이거나 연혁이 오래 쌓일수록 혁신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공통된 목적성을 갖는 회사는 결정권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개인의 혁신적인 생각이 있더라도 단계를 거치면서 안정적인 방법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도축장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동화 솔루션을 완성할 계획으로 빠르게 사업을 추진 중인 ㈜로보스의 박재현 대표는 경직된 기업사회에 동화되지 않고, 창업의 길을 걷게 됐다.


“저는 도전하는 것을 워낙에 좋아합니다. 했던 일을 또 하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제가 이전 직장에서 일이 힘들어 문제였던 적은 없었지만, 제 랩(LAB)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박재현 대표는 앞서 LG전자 가전 분야 개발 연구소에 입사해 양산개발 등 프로젝트를 담당했었고, 이후엔 현대로보틱스에서 로봇 분야 경험을 쌓아왔다. 그러나 직급이 올라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게 아니었고, 갈등도 계속됐다.


박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 신사업 명목에 따라 제가 사랑했던 팀을 없애는 것을 보게됐다”며 “제가 잘하는 영역으로 나가서 로봇 관련 분야 사업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제 고등학교 친구가 양돈농협조합 수의사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아이슬란드 본사인 M사 제품을 쓰고 있었다”며 “업무 협력, 유지보수가 어렵고 국산 양돈의 도축규격에 최적화가 안된 로봇이라 저한테 국산화 개발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에는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해 현대로보틱스에서 신사업으로 추진하려고 내부 보고까지 했는데, 생체머신비전을 개발해야되는 팀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고 대기업의 신사업 추진의 의사결정이 어려운 부분으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처음 사업을 제안한 수의사인 박원석 이사를 영입하고, LG전자와 현대로보틱스에서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임화진 이사를 CTO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12년 개발 경력을 가진 대학교 같은과 친구인 이두열 이사를 CIO로 선임하면서 자신만의 팀을 꾸려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그에게 팀 구성은 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는 “지금 로보스의 이사진 모두 저랑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저의 인프라중에 가장 어려운 일을 가장 잘 해낼 것 같은 인원들로 팀을 꾸리게 된 것 같은데, 저도 기업생활 하면서 팀에 대한 목마름과 간절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와 로보스는 도축장 공정을 완전 자동화할 목적을 가지고 전체 공정의 로봇을 개발해왔다. 


박 대표는 “도축은 약 30개 공정과 육가공 공정이 20개 공정 등 약 50가지 공정이 있다”며 “이중 국내에 도축장은 근육피로도와 공정 품질이 요구되는 3개 도축 공정(넥커터, 복부절개, 이분도체)을 로봇으로 구현해 쓰고 있으며, 이 공정 로봇은 저희도 이미 개발을 마쳐 경쟁사 이상의 성능을 필드에서 검증 완료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로보스는 양돈 도축에 사용되는 공정인 △방혈 △목절개 △복부절개 △항문절개 △내장적출 △이분도체 △두 절단 △세정 △검안 등 과정을 로봇을 통해 완전 자동화 전환을 이뤄낼 계획이다. 이중 목절개, 복부절개, 이분도체 로봇은 개발이 완료됐으며, 공정에서 로봇으로 구현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 내장적출로봇은 딥테크 팁스 과제에 선정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산업용 로봇은 하나의 단품으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어떤 공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솔루션을 함께 해야 한다”며 “제품에 대한 양산개발, 선행 연구, 제품에 맞춰 적용할 기술 등 세 가지 영역을 모두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자동화 공정은 그리퍼나 핸들링을 정해진 사물을 가지고 제어하는 공정인 데 반해 도축은 비정형적인 생체를 다루는 일”이라면서 “국내에서 비정형 생체물을 로봇으로 정밀하게 해체공정을 제어하기 위하여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처음 도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로보스의 도축자동화 이분도체, 복부절개, 두절개로봇 제품 이미지. (로보스 제공)


도축 공정을 자동화하게 되면 △위생 △품질 △인력난 등 문제를 풀어가기에도 충분하다. 


박 대표는 “로봇분야에서 일하다보니 다양한 ‘3D’ 업종을 봤는데, 생물을 다루는 환경은 위험하고, 어렵고, 비위생적인 진짜 3D였다”면서 “도축업은 단순히 기계로 들어 올려 조립하는 제조 공정이 아닌, 사람이 칼 하나에 의존해 제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업하시는 분들은 생물을 죽여야 하는 특성상 실제 정신적인 질환도 겪는다”면서 “인류가 고기 없이 살 수는 없는데, 이렇게 힘든 작업장을 로봇으로 대체하여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구현하고 공헌해야겠다는 신념도 저희 회사에 담겨있다”고 말했다. 


로보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약 80여개 도축장이 운영 문제로 통폐합돼 대형·거점화 되고 있다. 이는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소비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보인다.


박 대표는 “도축장은 사람이 구해지지 않으면 결국엔 문을 닫아야 하는데, 빠른 속도로 폐업되고 있다”며 “중소형 도축장들이 폐업하면 결국 사람의 도축량은 한계가 있으니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별로 사람이 도축할 수 있는 물량이 일일 최대 2000두 수준인데, 로봇은 일일 4500~5000두까지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면서 “국내 연간 약 1800만마리 양돈이 도축되는데, 그 마저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해 30%는 수입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간 도축물량을 역산출해보면, 저희 로봇 자동화 솔루션이 전국에 확대 적용되어 대형스마트팩토리 도축장을 약 20여개 구축하는 것으로 국내 돼지 육류 소비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위생 상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HACCP(햇섭)에서는 도축작업에 칼을 쓴 이후 고온 스팀 살균을 하도록 기준을 마련해뒀다. 로봇은 프로그램에 따라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어 위생관리가 어렵지 않다.


그는 “도축장은 생물을 다루는 일이라서 질병에 따라 지역 폐쇄가 일어날 수 있는데, 대형화·자동화 시키면 위생적인 부분을 개선할 수 있고 질병 노출 문제를 많이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서 박 대표는 도축 공정 로봇을 많이 만들어 판매하는 것보다 도축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엔지니어에게 보상해줄 수 있는 건강한 회사를 만들고, 업계의 건전성을 높일 생각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저는 스타트업임에도 직원들에게 제가 근무했던 대기업보다 연봉을 더 높게 주고 있다”며 “왜 우리나라 기업은 미국에 있는 IT, 빅테크 기업보다 적은 돈 받으며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고, 그걸 넘어설 기업을 만들 생각이다. 새로운 도전을 이뤄내는 엔지니어들에게 그에 맞는 보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로보스를 △flexibility(유연성) △trustful(신뢰하는) △innovation(혁신) 3개 키워드에 맞춰 운영 중이다.


그는 “기업생활을 12년 동안 하다보니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시간이 10%도 안됐고, 정해진 루틴대로 보고하기 위한 삶을 살아야 했다”며 “혁신적인 R&D를 하기 위해서는 룰에 따르는 폐쇄적 삶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해 근무 장소, 시간, 방식 등에 유연성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제가 현재 사업모델로 수익을 많이 창출하면, 좋은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가진 임직원들의 창업을 권장하고, 컨설팅도 해주고, 엑셀러레이터가 되는 삶을 꿈꾸고 있다”면서 “지금 기술도 10년 뒤엔 옛것이 될테니 저희 창립 멤버들을 성장시킬 역할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혁신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로보스. 기업에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앞으로 바꿔나갈 업계의 변화와 로봇 분야의 발전된 모습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


김지혜 기자 wisdom@busaneconomy.com


출처 : 부산제일경제(https://www.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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